수협중앙회가 수산물유통 등 경제사업을 총괄하는 경제대표를 선출하기 전날, 이종구 수협중앙회장 측이 당시 경제대표의 연임을 막기 위해 일부 조합장들에게 성매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 측근을 포함한 조합장 10여명이 수협 경제대표 인준투표 전날인 4월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3팀으로 나눠 석촌동 P룸살롱과 방이동 L룸살롱, 서초동 A룸살롱으로 옮겨 술자리를 가졌다. 이 중 P룸살롱으로 옮긴 김모 조합장 등 2명이 술값과 성매매 비용으로 22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측근인 정모 조합장이 룸살롱 2곳을 돌며 술값 등을 지불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김 조합장이 'P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후 다른 김모 조합장과 성매매를 했다'고 반공개적으로 떠들고 다녔다"고 정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룸살롱에서 여자들과 합석한 채 술을 마시고 내 돈으로 200만원 넘게 계산했지만 성매매는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또 다른 김 조합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후배 조합장과 술을 했다"면서도 성매매 의혹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당시 술값과 성매매 비용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모 조합장은 "술 자리에 참석하거나 비용을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산업계 내부에선 "이들 조합장의 평소 씀씀이를 감안할 때 김 조합장 혼자서 200만원 이상 지불했다는 건 믿기 어렵다"며 "일부 조합장들의 성매수 의혹은 공공연한 비밀인 만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당초 내부인사인 김영태 전 상임이사를, 농림수산식품부는 퇴직 고위관료 임모씨를 각각 지원했는데, 막상 인사추천위에서 박규석 당시 경제대표를 후보로 결정하자 박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조합장들을 매수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대표는 4월 13일 인준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해 경제대표 선임이 좌절됐으며, 이 회장이 밀던 김 전 상임이사는 재공모 끝에 5월 23일 경제대표로 선출됐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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