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생산부터 원자력 발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까지 전체 핵연료 주기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일본은 이미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과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게 핵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에 핵무기 제조는 기술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국가 중 유일하게 재처리를 할 수 있는 나라인 일본은 재처리과정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 2011년 9월 일본 내각부 보고에 따르면 일본의 현재 자국 내에 6.7톤, 영국과 프랑스의 재처리 공장에 23.3톤 등 총 30톤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원료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 평균 수준의 기술로 플루토늄 8㎏이면 1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술 수준이 높은 일본은 5, 6㎏만 갖고도 핵폭탄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5,000~6,000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이미 일본에 있는 셈이다.
앞으로 더 만들 수도 있다. 일본은 세계 3위의 원자력 발전 대국인 데다, 평화적 이용이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1987년 미ㆍ일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일일이 미국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더욱이 일본은 우라늄 농축 시설도 보유하고 있어 또 다른 핵무기 원료인 농축 우라늄도 얻을 수 있다.
핵물질은 물론 운반 수단도 갖추고 있다. 지난달 18일 발사돼 정상궤도에 진입한 아리랑 3호를 쏘아 올린 것도 일본 민간업체의 로켓 기술이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갖고 있지 못한 우라늄 농축 시설과 로켓 기술을 일본은 모두 갖고 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하지만 유일하게 보유하지 못한 기폭 장치도 일본의 기술 수준이면 언제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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