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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100일/ 대미 수출 8.4% 늘었지만 수입품 가격은 거의 안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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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100일/ 대미 수출 8.4% 늘었지만 수입품 가격은 거의 안내려

입력
2012.06.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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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100일을 맞았다. 아직 성공과 실패를 평하기는 어렵지만, 벌써부터 명암은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일단 교역증대효과는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16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체 수출이 2.5% 감소했고, 미국 역시 수요부진이 심한 가운데서도 대미수출이 늘었다는 건 'FTA효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FTA혜택 품목군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부품과 석유 제품 등의 수출이 1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제품의 미국 시장점유율도 조금씩 올라, 무역협회에 따르면 4월 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2.89%를 기록해 발효 전 보다 0.33%포인트 증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FTA 효과를 논하기엔 이른 측면이 있지만 혜택 품목군이 대미 수출 증대에 기여한 것을 보면 FTA의 긍정적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오는 물량은 감소했다. 대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줄었는데, 다만 FTA 혜택품목의 수입은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입증가가 두드러진 품목은 즉각적으로 관세인하가 적용된 사료(26%), 오렌지(34.8%), 아몬드(69.8%) 등이다.

미국으로부터 투자유치도 증가추세다. 국내에 신규공장이나 사업장을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늘면서 한미 FTA발효 이후 대미 투자유치는 전년동기대비 211%나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한미 FTA 효과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아주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가시적인 가격인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FTA의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오렌지와 체리 등 과일이다. 50%였던 미국산 오렌지 관세가 30%로 낮아지면서 발효 전 1개당 993원이었던 미국산 오렌지는 현재 이마트에서 856원에 팔리고 있다. 약 13%정도 싸진 셈이다. 미국산 와인인 로버트몬다비 1병 가격도 FTA 발효 전 보다 11.5% 내렸다.

FTA가 국내 제품가격까지 인하시킨 사례도 있다. 웰치스 포도주스도 8.6% 가격이 내렸는데, 이에 따라 동종제품인 우리나라 서울우유의 '아침에 주스'가격도 6.7% 인하됐다.

하지만 이들 품목 외에는 가격이 낮아진 게 거의 없다. 쇠고기 인기부위인 미국산 척아이롤(100g)은 1,980원으로 FTA 발표 전후 동일했는데 중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수요가 늘어나 시세 자체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주도 지난 해부터 국제유가와 곡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입가가 올라 관세인하효과가 상쇄됐다. 이외에 호두는 미국 현지 작황 부진으로 수입가격이 13.2%올랐고 샴푸, 치약도 관세 인하율이 각각 3%, 1.2%에 그쳐 가격인하 여지가 적었다.

특히 의류나 화장품의 경우 제3국에서 제조되거나 관세인하율이 미미해 가격 변동이 없어 소비자들이 FTA 발효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FTA의 가격인하효과를 체감하려면 병행수입확대 등 수입유통구조개선이 필수적"이라며 "관세인하분이 수입ㆍ판매업자들의 유통마진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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