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 간의 전쟁이 시작됐다.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권의 유력 주자들은 서로 경쟁력을 깎아내리면서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21일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승리할 수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손 고문은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서도 '문 고문의 대체자'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의 유력 주자들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데 이어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이른바 민주당 '빅3' 주자들도 전면전에 돌입했다. 김 지사가 최근 "무소속에 국정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언하는 등 민주당의 주자들이 안 원장을 공격하자 안 원장 측은 19일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은 안 원장 상처내기"라고 맞받아쳤다.
손 고문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방식이 이번에도 또 통하지 않는다"면서 문 고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손 고문은 지난해 4월의 경기 분당을 재보선 승리를 거론하며 "이번 대선의 승부처는 부산ㆍ경남 지역이 아닌 수도권 중간층"이라고 주장했다. 손 고문은 김 지사에 대해서도 "문 의원의 대체자가 아니라 민주당의 미래 지도자로 키워야 할 재목"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에 대해 문 고문 캠프의 김경수 공보특보는 "국민들은 새롭고 차원이 다른 정치를 원하고 있는데 안타깝다"며 "지금은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손 고문 발언은 지역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손 고문은 당내의 안 원장 조기 입당론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의지는 본인의 고뇌 속에서 나온 결과여야 하는데, 국민에게 어떻게 하면 당선될까, 어느 시점이 좋을까라는 계산으로 보여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 원장을 불쏘시개로 쓰겠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도 이날 안 원장을 겨냥해 "대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민에게 충분히 검증할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지사도 최근 친노 진영과 부산ㆍ경남 지역을 공통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문 고문과의 관계에 대해 "문 고문은 친노 패밀리이지만 나는 아니다"고 말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야권 주자들의 무한 경쟁을 지켜보면서 2002년 대선 상황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후발 주자였던 노무현 후보는 '민주당 적자론'을 내세워 이인제 후보를 공격해 끝내 대세론을 잠재웠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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