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강석 새애덴교회 목사 해외 참전용사 초청 6년간 300여명 다녀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강석 새애덴교회 목사 해외 참전용사 초청 6년간 300여명 다녀가

입력
2012.06.21 12:07
0 0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외국 병사들에게 늦게나마 고마움을 표하고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경기 용인시 새애덴교회 소강석(50) 목사는 해마다 6ㆍ25를 전후해 한국전 참전용사를 한국에 초청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6년째다. 그가 해외 참전용사 초청을 결심한 것은 2006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한 참전용사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갈 수 없다고 하더군요. 어눌하게 말을 이어가는 80대 참전용사에게 한마디 대꾸도 못한 채 한국식으로 큰절을 올리고 그 자리에서 참전 보은의 의미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참전용사 초청은 지난해에만 100명 등 지금까지 300명이 넘었다.

올해엔 미국뿐만 아니라 필리핀 참전용사와 그 가족까지 모두 50여명을 초청했다. 22~28일 방한해 국립현충원과 판문점, 전쟁기념관, 서울타워, 삼성전자, 한미연합사령부, 천안함이 전시돼 있는 평택 해군 제2함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22일 오전엔 경기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에 있는 ‘필리핀군 참전기념비’에서 헌화행사를 갖는다.

그는 이들을 초청하는 이유를 묻자 한 노병의 눈물 어린 소식을 전했다. “2010년에 방한했던 한 참전용사는 한국전쟁에서 친구들은 다 전사하고 자신만 살아남아 평생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다고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뜨거운 감사와 우정을 확인하고,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니 마음의 짐을 풀고 갈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는 거죠.”

소 목사는 “필리핀 참전용사들이 이제 겨우 100명도 남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필리핀의 한국전 참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남원시 지리산 자락 출신인 그는 맨몸 맨손 맨땅의 ‘3M 목회자’를 자처한다.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한학자인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열아홉 살에 집에서 쫓겨나 수박과 오이장사, 막노동판 등을 전전했다. 1988년 서울 가락동 지하에서 교회 개척 이후 용인 죽전동으로 이전해 신자 3만여 명의 대형교회로 키웠다.

소 목사는 지난해 민간외교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미국의 외국참전용사회(VFW)가 주는 금훈장,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95년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하다.

“작고한 신학교 은사가 21세 때 준 선물에 ‘부디 큰 종이 되소서, 작은 종 박종삼 목사’라고 글을 써주셨어요. 은사께서 스스로 낮추시며 가르침을 주신 것이지요. 자신을 낮추는 삶을 살아야 제대로 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