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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내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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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내각 '난국'

입력
2012.06.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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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총리의 논문 표절, 유죄 선고를 받은 전직 총리의 자살 기도, 비리 혐의를 받던 유력 장관의 낙마…

최근 사흘 만에 루마니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이다. 집권당 유력 정치인들의 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출범 2개월을 맞은 루마니아 신생 내각이 총체적 난국에 휘말렸다.

21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아드리안 나스타세(62ㆍ2000~2004년 재임) 전 총리가 전날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신의 얼굴을 쏴 자살을 시도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나스타세 전 총리가 법원에서 비리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것과 관련, 신병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20일 대법원은 2004년 총선에서 받은 정치자금 160만유로를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나스타세 전 총리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나스타세 전 총리는 수사관들이 체포영장을 들고 형 집행을 위해 자택에 들이닥치자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한 뒤 곧바로 권총을 쏴 자살을 기도했다. 그는 줄곧 "나는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기소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나스타세 전 총리는 같은 사민당 소속인 빅토르 폰타(40) 총리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유죄 판결 확정은 폰타 총리에게도 정치적 타격을 줄 전망이다.

폰타 총리도 최근 논문표절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가 2004년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관련해 작성한 432쪽짜리 박사 논문 중 절반이 다른 루마니아 법학자의 논문과 일치한다는 의혹이다. 2004년은 그가 나스타세 내각에서 각료로 일하던 시절이다. 표절 의혹이 처음 나온 18일 폰타 총리는 이를 부인했으나, 다음날 "각주를 달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실수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표절을 사실상 시인했다.

출범한 지 불과 두 달밖에 안 된 폰타 내각에서는 이번을 포함, 벌써 세번째 표절 시비가 발생했다. 폰타 총리가 임명한 첫번째 교육부 장관이 저서를 표절해 낙마했고, 두번째 교육장관도 같은 이유로 물러났다. 폰타 내각의 문화부 장관도 19일 대법원에서 비리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직을 상실했다.

각료들의 표절 시비와 비리 사건이 이어지면서 11월 총선을 앞둔 루마니아 정국은 극심한 혼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에밀 보크(46), 카탈린 프레도이우(44), 미하이 라즈반 운그레아누(44) 등 세 명의 총리가 낙마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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