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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한드 열풍의 숨은 주역 SNS '한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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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한드 열풍의 숨은 주역 SNS '한류 큐레이터'

입력
2012.06.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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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월 'K팝의 성공요인과 기업의 활용전략' 보고서에서 소셜 미디어가 K팝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235개국 네티즌들이 2011년 한해 동안 소셜미디어 유튜브에서 K팝 동영상을 조회한 건수는 23억 회가 넘는다. 세계의 K팝 팬들은 단순히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춤을 따라 추고 이를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이른바 '커버 동영상'을 무수히 만들어내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일방적인 콘텐츠 소비의 공간이 아닌 적극적인 '놀이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놀이판에 처음부터 멍석이 깔린 것은 아니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재미로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다 입소문을 탄 '한류 콘텐츠 큐레이터'들이 이러한 놀이판을 키우고 한류 확산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들은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각자의 개성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하던 캐나다인 부부 사이먼과 마르티나의 블로그 'Eat your kimchi'(잇유어김치)는 한국에서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다가 한류 콘텐츠 큐레이터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2008년부터 고향의 가족에게 보내는 안부 영상을 만들다 점차 한국에서 겪는 문화적 충격을 담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K팝 팬인 이들 부부가 아이돌 가수의 노래와 춤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들의 동영상은 유튜브에 한 번 업로드 되면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백만 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최근엔 직접 가수들을 인터뷰하기에 이르렀다. 유튜브 댓글 코너를 통해 받은 전세계 팬들의 질문도 전달해준 이들의 원더걸스 영어 인터뷰는 23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류 콘텐츠 큐레이터는 영상 위주의 K팝뿐만 아니라 상세한 글로 작성된 드라마 리뷰를 통해서도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드라마빈(www.dramabeans.com)은 2007년부터 미국 국적의 재미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해외 한류드라마 블로그로, 150편이 넘는 한국 드라마의 에피소드별 상세 리뷰를 영어로 제공하고 있다. 21일 이 블로그에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방송된 KBS 드라마 '각시탈' 7회, 16일 방송된 MBC 드라마 '닥터진' 7회 등 최신 작품의 자세한 리뷰가 올라왔다. 세계 각국의 한국 드라마 팬들은 수십 개의 댓글을 달며 드라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곳에서 영어로 작성된 드라마 리뷰와 팬들의 반응은 다시 한국어로 번역돼 한국의 드라마 팬들에게 공유되면서 전세계 한국 드라마 마니아들의 소통 창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K팝,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또 다른 한국 문화 팬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K팝이나 드라마를 통해 익숙해진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한류 팬들이 한국어를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유튜브 채널들로 몰리기 시작한 것. 'KWOW'(Korean word of week)는 매주 수요일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한국어 학습 영상 채널이다. '사랑', '오빠', '없다' 등 간단한 한국어 단어를 4분 이내의 짧지만 재미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동영상으로 설명해줘 시작한지 1년 만에 구독자 수 3만 명 이상의 인기 채널로 성장했다. '프로페서 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진행자가 여성과 남성, 노인 등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해 끊임없이 재미를 주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태국의 한 네티즌은 "K팝을 듣다가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 영상은 한국어를 쉽게 배우도록 해줘 큰 도움이 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동시 접속자수 1만 명, 회원수 30만 명을 자랑하는 영어 문화권 최대 한류 사이트인 '올케이팝닷컴'(www.allkpop.com)과 하루 방문자 140만 명의 영문 한류 포털사이트 '숨피'(www.soompi.com) 역시 블로그형 개인 사이트에서 출발해 폭발적인 한류 인기를 발판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 큐레이터 사이트들이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박하늬 인턴기자 숙명여대 국어국문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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