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본안 소송에서 이겼다. 가처분소송 아닌 본안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대상으로 제기했던 총 4건의 무선통신기술 표준특허침해 본안 소송 가운데 1건에 대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나머지 3건에 대해선 삼성전자 측에 유리하게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4건 중 1건만 이겨도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4건을 모두 승리하나 1건을 승리하나 결과는 동일하다고 삼성전자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 의거, 애플의 해당제품판매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독일 만하임 법원에 똑 같은 무선통신기술 특허 침해건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본안 판결에서 모두 기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 동안 무선 통신 분야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혁신 기술과 제품으로 업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앞으로 타사의 특허 침해에 대해서는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회사의 권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번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승소에도 불구하고, 양사간 특허소송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의 중재에 따라 양사 CEO가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진척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두 회사는 협상과 소송을 병행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만으로 특허전쟁이 종료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본안소송의 승리는 향후 로열티협상 등에서 삼성전자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의 다음 특허 본안 소송 판결은 22일 독일 만하임 법원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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