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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구당권파 '당권 탈환'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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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구당권파 '당권 탈환'에 올인

입력
2012.06.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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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20일 당권을 탈환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당원비상대책위 해산과 정체성 관련 공청회 개최,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등 내부 결속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에 따른 진보당 사태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없이 권력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당권파는 이날 갑작스레 당원비대위 해산을 선언했다.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오병윤 당원비대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장과 요구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당원비대위를 해산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 지도부가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당을 빠르게 정상화시켜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당 지도부 선거에 집중해 당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구당권파가 당 대표에 도전한 강병기 전 경남부지사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간 당원비대위는 스스로를 "진상조사를 통해 억울한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당원들의 자발적 조직"으로 규정했지만, 오 의원의 당권 도전을 위한 예비선거대책본부로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당원비대위를 만든 명분과 목적이 전혀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해산을 선언하고 당 지도부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결국 강 전 부지사를 통해 당권을 되찾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구당권파는 '통합진보당 정체성… 당원에게 듣는다'는 주제의 공청회를 열어 신당권파의 움직임을 집중 성토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은 "선거관리가 부실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후 상황은 여론재판을 통한 마녀사냥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뒤 "국민 눈높이라는 미명 아래 정치적 희생양을 정당화하는 건 나치의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 대해 종북 얘기를 하는데 우리당 강령 어디에도 북의 정치를 추종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지난 6일 서울시당 당기위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던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은 이의신청 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중앙당기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소명 기회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중앙당기위의 최종 결정이 29일 당직선거 이후에 이뤄질 수 있도록 시간을 최대한 끌어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구당권파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면서 "당권만 다시 쥐면 모든 게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박원석 새로나기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석기 의원이 무슨 진보냐"면서 "사실상 정치 다단계업자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진보 정파에는 믿음과 신념, 학연ㆍ지연 등 파벌, 금전적 이해관계 등 세 단계가 있다"면서 "이 의원은 마지막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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