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눈에는 팬도, 선수도, 야구발전도 안 보이는가 보다. 롯데, 삼성 등 목소리 큰 구단들의 반대로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이 무산됐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고교 팀이 53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선수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자연히 프로야구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마치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들린다. 그러나 제9구단 NC다이노스 창단을 반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장 역시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프로야구선수협회와 원로야구인 모임인 일구회가 올스타전, 나아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이콧까지 들먹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팬들이 비난을 쏟아내는 이유다.
제10구단 창단은 단순히 프로야구 팀 하나를 늘리는 이상의 의미와 필요성이 있다. 당장 내년에 NC다이노스가 1군에 합류해 홀수팀 체제가 되면 경기 수도 줄고, 한 팀이 4일씩 쉬는 기형적 경기운영이 불가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월요일 경기와 중립지역 경기 편성을 보완책으로 내놓으면서 10구단 체제를 서두르는 이유도 이런 부작용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였다. 제10구단이 생기면 양대 리그도 가능해 지금의 파행적 포스트시즌 경기방식도 개선할 수 있다.
일부 구단이 ‘유보’의 핑계로 삼은 선수수급과 인프라 문제도 그렇다. 옅은 선수층, 열악한 구장에 대한 책임은 구단에 있다. 지난 30년 동안 구단들은 야구발전을 위한 지원과 투자는 흉내만 내고 단물 빨아먹기에만 급급했다. 그리고는 향후 10년간 고교 20개, 중학교 30개 팀이 더 늘어나고, 인프라가 개선되면 그때 새로운 창단을 고려하겠다니 “우리 말고는 영원히 프로야구 할 생각 하지 말라”는 소리다.
새로운 프로팀 창단이 선수의 저변 확대와 야구 수준의 향상에 좋은 자극제가 된다는 사실을 구단들만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팬들의 기대와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일부 구단의 이기주의는 없어져야 한다. 프로야구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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