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바닥에 흙과 잔디를 까는 등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멸종위기 희귀동물들이 연이어 출산하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태어난 동물이 총 34종, 111마리라고 20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황새와 표범, 흰손기번 원숭이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ㆍ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보호 대상이 42마리나 된다. 이는 2009년 같은 기간의 21마리에 2배나 증가한 수치다.
동물원 관계자는 “단순한 동물전시 개념의 동물원에서 탈피해 동물들에게 행복한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동행 동물원’사업을 꾸준히 펼친 결과”라고 말했다. 동행 동물원은 동물들의 자유로운 행동, 동물들의 행복, 인간과 동물이 동반자로서 동행하는 동물원을 의미한다.
동물원은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서식지 환경과 유사한 흙, 잔디를 깔고동물들이 관람객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안에서 밖을 볼 수 없는 이중 유리를 설치했다. 이렇게 동물들의 원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자 2009년 이후 번식 소식이 없던 CITES 멸종위기종 1급인 표범이 출산하는 등 경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태어난 멸종위기 동물은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 2마리, 천연기념물 202호인 두루미 5마리를 비롯해 개코원숭이, 사막여우, 바바리양 등이다. 특히 청금강앵무는 국내 동물원 최초로 부화에 성공했는데, 열대우림을 재현한 열대조류관이 개장한지 한 달만에 생긴 일이라 생태 환경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됐다. 토종 여우도 호르몬을 투여해 자연교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3마리가 태어났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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