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호주 출신 줄리언 어산지(40)가 스웨덴으로의 송환을 피하기 위해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리카르도 파니토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19일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망명 신청을 받아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영국에서 체포된 후 보석상태에서 1년 6개월째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영국 법원은 지난해 11월 스웨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어산지의 스웨덴 송환을 결정했고, 대법원도 이에 불복한 어산지의 항소에 대해 14일 기각 결정을 내려 송환을 확정했다. 따라서 어산지는 28일까지 유럽인권법원(ECHR)에 영국 법원 결정 재심 요청을 하지 않으면 다음달 7일 자정 전에 스웨덴으로 보내진다.
어산지의 망명 신청은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결국 미국으로 보내져 최고 사형까지 처해질 수 있는 간첩·반란선동죄를 적용 받을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위키리크스의 미 외교전문 공개 등과 관련, 그에게 간첩죄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에콰도르 대사관은 어산지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박해받고 있으며 모국인 호주도 정치범인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어산지가 망명국으로 에콰도르를 선택한 것은 '제2의 차베스'로 불리는 코레아 대통령의 반미 노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산지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러시아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내용으로 코레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