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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값 뛸 때 참치캔은 제자리" 업체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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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값 뛸 때 참치캔은 제자리" 업체들 울상

입력
2012.06.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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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정확한 명칭은 원래 참치가 아니라 가다랑어다. 태평양과 대서양 등 원양에서 잡히는 대형 물고기인데, 그 가격이 2년째 폭등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가다랑어 가격은 뜀박질을 하는데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정작 참치캔 가격은 올리지 못해 업체들이 울상만 짓고 있다.

20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가다랑어의 원어 가격은 6월 현재 톤당 2,200달러로 지난해 연 평균 가격(1,630달러)에 비해 무려 35%가 뛰었다. 2년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 가다랑어 가격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톤당 2,000달러를 돌파한 후에도 쉼 없이 오르고 있다. 2010년 평균 가격 1,310달러에 비하면 배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참치는 현재 극심한 수급불균형이 이뤄지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 등 대부분 어장에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이나 동유럽 같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참치캔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량이 부족,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획량 감소는 온난화 영향이 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서 가다랑어가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라니냐는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되면 가다랑어가 물속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서식하므로 어획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줄어드는 어족자원을 지키기 위해 유엔은 지역수산기구(RFMO) 설립을 재촉하고 있으며, 각 수산기구들도 쿼터 축소나 금어기 설정 등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WCPFC(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와 ICCAT(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는 참치 어족 보존을 위해 매년 2~3개월 동안 FAD(참치 집어기) 조업을 금지했다. FAD란 나뭇잎, 대나무 등을 엮어 만든 집어 장치를 사용하는 조업활동이다.

이에 비해 참치캔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 미국, 한국 등 주요 소비국 외에 중국, 동유럽 등 신흥국의 수요가 가세하고 있는 것. ‘12억 중국인들이 먹기 시작하면 뭐든 가격이 뛴다’는 통설이 참치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참치캔 업체들은 지난해 6월 제품가격을 9% 가량 올렸다. 가다랑어가격을 감안하면 큰 폭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식품에 대한 정부의 물가동결압력이 워낙 강해 고스란히 역마진으로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참치캔 시장점유율 70%로 업계 1위인 동원F&B의 경우, 원가부담 누적으로 3~5월 참치캔 부문에서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6월에도 순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상반기 전체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4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률도 4.2%에 달했던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열면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자구 노력으로 현 상황을 돌파해 가고 있지만 과연 가격조정 없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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