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한 실행계획을 채택하고 19일 폐막했다.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18, 19일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재원을 4,560억달러로 확충하고 통합 은행시스템을 구축키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코뮈니케)을 발표한 뒤 '고용과 성장을 위한 로스카보스 실행계획'을 채택했다. 실행계획에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것 외에 보호주의 배격, 녹색성장 추진, 금융규제의 신흥국 영향 분석 등이 포함돼 있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유럽의 은행 감독과 예금 보증을 포함한, 통합된 금융구조를 갖추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하자는 안을 지지한다"며 "유로존 국가들이 국가부채와 은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방안을 포함해 유로존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로존 위기의 실질적인 해법은 28, 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된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지만 독일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G20 정상회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에 빠진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는데 동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은 EFSF나 ESM 등의 출연 비율이 가장 높아 이들 구제기금을 활용한 위기국가 국채 매입과 은행동맹 등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국채금리가 위험 수준인 7%를 넘는 등 위기가 확산되자 다른 회원국들의 압박에 밀려 기존 입장을 접고 위기국가 국채 매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이들 언론은 분석했다. 가디언은 독일이 이들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에 동의하면 ESM과 EFSF의 재원 7,500억유로(약 1,092조원)로 위기에 몰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를 사들여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들 구제기금으로 유로존 국가의 국채를 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동맹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AFP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G20 정상회의 폐막 직전 기자들에게 "유럽 내 은행 감독권을 가진 단일기구 창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며 "예금보증보험기금과 은행 구조조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EU 차원에서 통합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세부 지침을 마련해 가을쯤 (은행동맹)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회동한 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가능한 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독일을 압박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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