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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낙하산' 비난에 '작은 낙하산'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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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낙하산' 비난에 '작은 낙하산' 투하

입력
2012.06.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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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 2대 회장 후보로 신동규(61) 전 은행연합회 회장이 추천됐다. 지금껏 하마평에 전혀 거론되지 않던 예상 밖의 결과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를 선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어부지리 격으로 회장 자리를 꿰찼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신 회장 후보 역시 MB정부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시비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1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임시 이사회를 차례로 열고 신 전 회장을 신임 회장 후보로 추천하고 향후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키로 했다.

당초 회추위가 압축한 최종 후보군은 5명이었다. 신동규 회장 후보와 함께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외부 인사였다. 이 가운데 윤 전 장관과 또 한 명의 후보는 회장직을 고사했고, 나머지 3명 대상의 최종 심사에서 신 회장 후보를 최종 낙점했다. 당초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던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8, 19일 이틀간 서울시내 모처에서 진행된 회추위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건 측근 인사 논란이었다. 'MB(이명박 대통령)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매제인 이철휘 전 사장이 유력 후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 정부 낙하산 인사의 결정판"이라는 등의 비판이 비등했다. 자칫 정권 말기에 치명적인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회추위원은 "5명의 위원 명단이 모두 공개된 마당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이 전 사장을 회장으로 추천하기는 몹시 부담스러웠다"며 "회추위원도 사람인데 여론 압박을 아무렇지도 않게 치부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결국 신 회장 후보의 낙점은 MB 측근 인사 논란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또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 회장 후보는 "민간 인사가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고사했으나 회추위 설득에 최종 수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시 14회로 경남 거제 출신인 신 회장 후보는 재정경제원 공보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한 회추위원은 "내부 인사가 회장직을 그만둔 상황에서 또 내부 인사를 선임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외부 인사에 관료 출신, 그것도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에 몸을 담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 고위 인사는 "신충식 행장이 불과 100일만에 돌연 회장 자리를 내놓고 속전속결로 후임 회장이 선임되는 과정을 보면 분명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노조도 여전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허권 금융산업노조 농협중앙회지부위원장은 "외부 낙하산 인사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며 "농협 관치금융을 위한 본색을 드러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편 신 회장 후보의 합류로 KB(어윤대), 신한(한동우), 우리(이팔성), 하나(김정태), KDB(강만수), NH농협 등 6대 금융지주 수장이 모두 'PK(부산, 경남)'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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