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9일 총선 공약인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이달부터 적용키로 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6월분 세비를 자율적으로 반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선 "세비 반납이란 이벤트보다 국회 개원을 위해 여야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압도적 다수가 개원 일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세비 반납에 찬성했다"면서 "이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회가 변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민주통합당도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비공제동의서에 서명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세비(1인당 약 900만원)는 20일 의원 개인이 아닌 당 계좌로 일괄 입금된다.
당초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의 세비 반납을 유도했으나 김성태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국회 개원 전이라도 지역구 활동이나 입법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도부 결정에 반발해 결국 세비 반납은 소속 의원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김 의원은 "자칫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자들만 국회의원이 돼 국민을 대표할 수 있게 된다"며 "무임금은 '깜짝 쇼'로 다룰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효대 의원도 동의서 서명을 거부하기로 했으며, 일부 다른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19일까지 소속 의원 150명 중 141명이 세비공제 동의서에 서명했다"면서 "최소 10억원 이상의 세비를 모아서 복지재단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세비 반납과 관련,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거지 세비 반납이 아니라 국회 개원과 열정적인 의정 활동"이라며 "일하지 않았으니 세비를 반납하고 당당하게 국회 파행을 즐기겠다는 태도에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일로 볼멘 소리를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흔히 만난다"면서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치과의사 잘못 만나 생이빨 뽑힌다는 식의 불만이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