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북한이 진 채무 110억달러(약 12조원)의 상환 협상을 최근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이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세르게이 스트로착 러시아 재무차관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과 채무문제 해결에 합의하고 1일 관련 협정에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무조정 및 상환의 구체적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상당 정도의 채무액을 탕감해주고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거나 양국의 합작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방식의 합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상은 북한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데다 러시아가 한국으로 가스와 전력을 공급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를 연결하려면 북한과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 교역 과정에서 발생한 북한의 채무를 110억달러로 산정하고 지난해 6월부터 북한과 협상해왔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지난해 9월 자국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북한의 채무 가운데 90% 정도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동유럽 등 30여개국에 180억달러 상당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