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식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정권 내정설 등 논란이 뜨거웠던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이르면 19일 선임된다. 후보군 전원이 MB정부의 핵심 경제관료 출신 등 외부인사로 채워져 낙하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최종 후보 결정을 위한 1박2일 간 회의에 돌입했다. 후보가 결정되면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2대 회장이 선임된다.
현재 회추위는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 상태다.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내부 출신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는 최종 후보군에서 빠졌다.
회추위 측은 "농협지주 회장은 정부 압력 등 외풍을 적절하게 막을 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외부인사들로만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내부 인물이 선임되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막강한 힘을 견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관료 출신이 낙점될 경우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인사를 반복해 온 MB정부가 막판까지 측근 챙겨주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는 2월 출범 당시 낙하산 논란을 의식해 내부 인사인 신 전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은 출범 100일(6월 9일)을 이틀 앞둔 7일 "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따로 맡는 게 좋고, 농협금융 출범 후 지주체제의 안정화라는 소임도 완수했다"며 돌연 사퇴했다. 이후 내정설과 최원병 중앙회장과의 갈등설 등이 끊이지 않았지만 농협금융지주 측은 "미리 정해놓은 인사는 없다"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농협 측의 이런 주장과는 달리 회추위가 이번에 추린 후보군에는 1대 회장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들이 그대로 포함됐다. 농협노동조합은 예상대로 낙하산 인사가 낙점될 경우 야권을 비롯해 금융노조 등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반대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