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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 스피드" 삼성전자 권오현號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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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 스피드" 삼성전자 권오현號 출범

입력
2012.06.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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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아주 싫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비효율은 예산낭비와 생산성저하를 초래하고, 결국 창의성까지 훼손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권 부회장이 회의 보고자료도 3장 이내로 정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2S, 즉 스마트와 스피드'로 표현했다.

CEO였던 최지성 부회장이 그룹 사령탑(미래전략실장)으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는 최ㆍ권 부회장의 실질적 투톱 체제에서 권 부회장 '원톱'체제로 전환됐다. 그런 삼성전자 '권오현 호'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상대 출신(서울대 무역학과)의 최 부회장과 달리 권 부회장은 개발자 출신(스탠퍼드대 전기공학박사)으로, 1990년대부터 반도체 개발 쪽에 몸담아 오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 주역의 한 명으로 꼽힌다.

권 부회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한 취임사에서 "삼성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을 향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머뭇거리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창조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일단 연말까지 후속 조직개편은 없을 전망이다. 세계적 경제위기 와중에도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굳이 조직을 흔들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크게 완제품(TV 휴대폰 가전제품 등)과 부품(반도체 디스플레이 등)로 나뉘어져 있으며 최 부회장이 완제품, 권 부회장이 부품 쪽을 총괄하는 구조였다. 이제 권 부회장이 단독CEO가 된 만큼 최종적으론 완제품과 부품을 총괄하는 형태가 됐지만, 내용적으론 그대로 완제품-부품의 이원구도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즉 부품쪽은 반도체전문가인 권 부회장이 계속 직접 관할하고, 완제품 쪽은 윤부근(TV) 신종균(휴대폰) 등 각 사업부장(사장)들이 실질적 책임경영을 하는 구도란 얘기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맡았던 완제품 총괄 부문장 자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석으로 두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올 연말 정기인사 때 다시 투톱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삼성전자의 최대현안인 '특허전쟁'이다. 사실 권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는 부품 쪽에선 애플은 '적'이 아니라 '고객'이다. 그것도 보통 고객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소니보다도 많이 구매해가는 최대고객이다. 부품파트에선 가장 큰 고객과 벌이는 특허전쟁이 달가울 리 없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선 권 부회장 체제 출범 이후,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해 좀더 화해적 자세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애플과 특허소송은 신종균 사장이 전담하고 있고 기본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지금의 공격모드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핵심포인트는 신성장동력의 육성 및 개발. 권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주력사업은 기술과 시장 리더십을 더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고 육성사업은 시장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선두기업과의 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주력 사업은 TV 휴대폰 메모리반도체이고 ▦육성사업은 카메라 비메모리반도체 및 신수종사업으로 선정된 바이오헬스와 의료기기 등이다. 특히 삼성 내에선 신수종사업의 진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 분야에 대한 대대적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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