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유럽발 재정위기와 관련, "유로존이 자체 시스템 개혁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스카보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B20)에서 35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정부ㆍ국제기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위기 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한 글로벌 비전'이란 제목의 기조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로존에서 자체 시스템 개혁이 늦어지면 유럽뿐 아니라 세계경제 불안의 근원지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기국들 스스로 구조개혁을 단호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구조개혁 경험을 거론하며 "유로존은 전체 유럽 차원에서 자체 시스템을 개혁하는 논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빨리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멕시코 G20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위기 극복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라면서 "유로존 국가 내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의견 차이가 있지만 세계가 그물망처럼 연결된 시대에 누구도 홀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재정을 악화시키면서 성장하면 잠시 성장할 수 있으나 2∼3년 뒤 또 위기가 닥친다"며 "결국 일자리ㆍ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복지가 타격을 입고 빈부 격차가 깊어져 세계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G20 차원에서도 재정 여력 국들의 긴축 속도 조절과 보호무역 저지 등의 공조를 통해 유럽 위기 극복을 지원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9월 이전에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간 통상을 확대시키고 있다"며 "양국간 FTA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FTA 타결 이전이라도 한국 기업의 멕시코 공공입찰 참여기회를 확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칼데론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통해 양국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며 "양국간 협의가 조속히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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