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취폭력(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여 만에 100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폭력사범들은 40, 50대가 가장 많았고 무직자이거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5월10일 김용판 서울청장 취임과 함께 서울 관내 경찰서에 주폭 수사 전담팀을 설치한 이후 100명의 음주 폭력사범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주폭사범 연령대는 평균 47.8세의 중ㆍ장년층이 대부분으로 40대가 38명이었고 50대가 34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구속된 음주 폭행사범들은 전과가 평균 25.7범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다 전과 보유자는 86범이나 됐다.
구속된 100명 중 82명이 특정한 직업이 없는 무직 상태로 밝혀졌고, 그 외의 폭력사범들도 일용직 노동자ㆍ배달원ㆍ고물 수집ㆍ노점상 등이어서 불안한 고용 상태가 음주와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영세상인들이었다. 구속된 100명에게 피해를 당한 이들은 모두 488명으로, 식당ㆍ주점ㆍ노점상 등 영세상인이 전체의 61.9%인 302명이었고, 이웃주민은 14.8%인 72명에 달했다. 이를 반영하듯 음식점이나 주점 상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3)씨는 "전과 달리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있을 때 경찰이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 결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과도 좋지만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부 김은지(43)씨는 "술 먹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은 어느 동네에서나 있어 왔다"며 "이들을 단순히 구속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주취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과 함께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연말까지는 주취폭력과의 전쟁을 계속 추진하겠지만 구속됐던 폭력사범들이 출소한 뒤 주민에게 보복하는 것 막기 위해선 따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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