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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중대형 분양시장에 '훈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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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중대형 분양시장에 '훈풍'이…

입력
2012.06.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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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59)씨는 최근 서울 평창동 롯데캐슬 로잔 아파트 244㎡를 21억원에 계약했다. 박씨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 집을 찾던 중 분양가의 50% 잔금을 2년간 유예하고 취득세와 인테리어 비용 등 분양가의 13% 이상 할인 혜택을 준다는 조건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맞벌이 하는 며느리가 곧 출산을 하면 손주를 돌봐줘야 해서 2세대가 살 수 있는 집으로 옮기려 한다"며 "큰 집은 나중에 잘 안 팔린다고 하지만 실수요 입장에서 분양가보다 2억원 가까이 싸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요즘같이 중소형만 거래되는 시장에서 전용 184~244㎡의 대형으로만 이뤄진 이 단지는 지난 5월 한 달에만 10가구가 계약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동면상태였던 중대형 주택이 꿈틀대고 있다. 실제로 올 1월부터 서울지역 전용 85㎡ 초과 중ㆍ대형 주택의 매매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미분양 물량도 감소하고 있다.

18일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85㎡ 초과 주택의 거래량은 1월 884건에서 4월 2,574건으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85㎡ 초과 물량 가운데 135㎡ 초과 물량(분양면적 약 50평형이상)도 4월에 170건이 거래돼, 1월(74건)에 비해 2.3배나 증가했다.

22일부터 청약접수가 시작되는 김포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아파트도 사전청약 결과 대형 신청이 중소형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사전청약을 받은 데이터를 보면 전용 84㎡에는 가구수 대비 40% 정도가 사전청약을 했고, 전용 99㎡에는 가구수 대비 60% 가량이 신청을 했다"며 "절대 수치로는 중소형 쪽이 많지만 예상보다 대형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대형 주택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중소형 미분양에 비해 분양가 할인 혜택이 더 많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서울 응암3구역을 재개발한 '녹번역 센트레빌'은 전용 114㎡ 의 경우 전용 85㎡이하 보다 분양가격을 3.3㎡ 당 40만원 가량 낮춰 분양 중이다. 여기에 대형 평형 입주자에게는 자녀 학비지원 명목으로 최대 2,400만원 추가 할인 혜택을 준다. 삼성물산이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전농크레시티' 121㎡의 경우도 중소형에 비해 3.3㎡ 당 30만~40만원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했으며,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는 177㎡에 한해 최고 8억원까지 할인을 해준다.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집에 느는 것도 중대형 수요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롯데캐슬 로잔 분양마케팅업체 이삭디벨로퍼 김건우 부장은 "1ㆍ2인 가구 증가에 못지않게 결혼 후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최근 중대형 계약자 중 상당수는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대형 시장의 본격적 회복으로 이어지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중대형 시장의 온기는 아직 일부 단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경제 위기, 가계부채 등 부동산 시장 안팎을 둘러싼 먹구름이 해소돼야 중대형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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