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대선을 6개월 앞둔 1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 "대선 후보는 국민에게 정책 내용이나 국가 비전 등을 검증 받아야 되기 때문에 벌써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어야 될 시점"이라며 "지금도 좀 늦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검증 과정이 단순히 말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여러 토론도 해야 되고 상호간 확인도 해야 되기 때문에 (대선 출마를) 가능한 빨리 할수록 좋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이 출마할 준비는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언제 출마를 공식화할지, 다른 쪽과는 연대를 어떻게 할지, 그런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안 원장과 야권 후보가 함께 참여하는) 원샷 경선이 되면 좋은데 현재 안 원장의 입장이 명료하지 않으므로 안 원장 입장만 바라보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내 경선 절차를 밟아가면서 안 원장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중순부터 민주당 경선 절차가 시작되는 만큼 그때까지 (안 원장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달 중순까지 안 원장이 대선 출마와 단일화 방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한 다음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하는 '2단계 경선'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이 대표가 안 원장의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확인해 보니 이 대표가 15일 '안 원장 측과 얘기해봤는데 아직 태도 결정이 안됐다'고 언급한 것이 안 원장 측에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언론에 기사가 난 것은 안 원장 입장에서 민주당이 언론 플레이 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밖에 있는 안 원장 쪽과도 서로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는 게 좋겠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있다면 서로 믿을만한 안 원장 쪽 채널을 통해 의견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은근히 이 대표를 겨냥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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