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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긴축 선택/ 제2당 시리자 "불참"… 소규모 연정으로 '불안한 출범'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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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긴축 선택/ 제2당 시리자 "불참"… 소규모 연정으로 '불안한 출범' 유력

입력
2012.06.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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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과 긴축을 감수하고라도 유로존에 남겠다는 그리스의 민심이 확인됐다. 이제 그리스와 유럽의 운명은 그리스 정치권의 손에 넘어갔다. 그리스 주요 정당이 어떤 조합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그 연정이 얼마나 강력하게 경제 개혁을 추진하느냐가 유럽 재정위기의 향배를 좌우할 전망이다.

규정에 따라 연정 구성의 주도권은 제1당을 차지한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가 쥐게 된다. 그리스에서는 1당 대표가 연정 구성 협상권을 우선 행사하며 구성에 실패하면 제2, 3당 대표가 협상권을 넘겨받는다.

사마라스는 18일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연정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민당은 다른 정당들을 상대로 연정 참여 의사를 타진하는 등 정부 구성 절차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의석 300석 중 151석 이상을 확보하면 연정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구제금융 찬성 정당인 신민당(129석)과 사회당(33석) 두 당의 참여만으로도 현재와 같은 기조(구제금융 및 긴축)를 유지하는 정부 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향후 정국 안정을 유지하고 보다 강력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참여 정당이 많을수록 좋다.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하루도 머뭇거릴 수 없고 당파싸움을 할 여유도 없다"며 신민당, 사회당, 시리자(71석), 민주좌파(17석) 4개 정당이 참여하는 250석 규모의 거국연정 구성을 제안했다.

이 구상이 실현되려면 제2당 시리자의 참여가 필요한데 구제금융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시리자는 연정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는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사마라스 당수에게 전화해 "연정 밖에 남아있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자가 한동안 제1야당 역할에 만족하다가 차기 총선에서 단독 정권을 창출할 복안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연정은 민주좌파까지 참여하는 162~179석 규모로 구성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우존스 등 일부 외신은 이르면 20일 이전에 연정 구성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스타브로스 디마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새 정부의 재무장관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제2당을 배제한 소규모 연정은 그리스의 정치 지형상 숱한 암초와 맞서야 한다. 돌발 변수 발생시 이탈 의원이 속출하면 과반이 무너져 총선을 다시 치를 수 있다.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두고 정당별 이견도 존재한다. 그리스 정당정치를 오랫동안 양분했던 라이벌 신민당과 사회당이 찰떡궁합을 이룰 가능성도 낮다. 연정 밖에서는 구제금융 협상을 무효화하자는 시리자의 압박이 가중될 것이 확실하다.

그리스의 정치평론가 게오르기오스 키르트소스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신민ㆍ사회 연정이 불과 몇 달 정도 유지될 수 있다"며 "연정이 오래 가더라도 현재의 구제금융 조건을 제대로 지켜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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