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달리기에서 인간의 한계라 여겨졌던 '마의 10초 벽'이 한번에 무너졌다.
1968년 6월 20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올림픽출전 선수 선발을 위한 전미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찰리 그린, 지미 하인즈, 로니 레이 스미스 등 3명의 흑인 육상선수들이 단거리 육상의 숙원이었던 마의 10초대를 돌파했다. 9초 9를 기록함으로써 다같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1912년에 세계기록 공인이 시작되고 60년 6월21일 독일의 아민 해리가 10초 F를 기록한 이래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만 여겨졌던 10초 벽이 동시에 깨진 것이다.
이날 준결승전에 출전한 그린과 하인즈는 허용한계보다 훨씬 적은 1.8마일의 바람을 등지고 역주해 수동시계가 9초 9를 가리키는 순간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2위로 골인한 스미스도 9초 9로 인정됐다. 하인즈는 4개월 뒤 열린 멕시코올림픽에서 9초 95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내 명실상부한 당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에 등극한다.
그로부터 20여 년 동안 깨지지 않던 9초 9대의 기록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캐나다의 벤 존슨이 9초 79로 골인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으나, 약물복용사실이 밝혀져 기록은 취소됐다. 2위로 통과한 경쟁자 칼 루이스가 금메달을 따냈고, 그가 다시 세운 9초 86의 기록은 94년과 96년 미국의 리로이 버렐과 캐나다의 도노반 베일리에 의해 0.01초씩 앞당겨졌다.
99년 새로운 육상스타가 탄생했다. 베일리의 9초 84기록을 미국의 모리스 그린이 0.05초나 앞당기며 9초 79의 놀랄만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육상 강국 미국을 제치고 새롭게 등장한 선수는 자메이카의 아사카 파월이었다. 2005년 9초 74로 그린의 기록을 깨더니 2년 후 9초 72를 기록하며 그는 세계 단거리 왕좌에 우뚝 섰다.
하지만 파월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같은 자메이카 선수로 출전한 우사인 볼트였다. 볼트는 이 경기에서 9초 69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후, 1년 후 베를린에서 열린 2009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 58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지구촌의 모든 육상 팬들은 볼트가 과연 9초 5대의 기록을 경신할 것이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1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기록에 미치지 못했지만 다음달 열리는 런던올림픽이 주목되는 이유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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