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 촉박한 시험평가기간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에 3개 업체가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FX 3차 사업은 F-4, F-5 등 노후화된 한국 공군기를 대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신형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18일 "FX 3차 사업에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마틴사,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후보기종은 보잉사의 F-15SE, 록히드마틴사의 F-35A, 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다.
보잉사(F-15SE)는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도록 공대공 미사일(AIM-9, AIM-120)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의 무기를 기체 내부에 탑재하는 기능을 신설하고 동체에는 스텔스 도료를 칠하겠다는 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사(F-35A)는 현재 비행만 가능한 '블록1 소프트웨어' 기반의 시제기(試製機)만 제작된 점을 의식, 2016년까지 무장능력을 갖춘 '블록3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에 협력할 것을 제안서에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ADS(유로파이터 타이푼)는 제안서에 한국에 유로파이터 5번째 생산국 지위를 부여하고, KF-X 공동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생산국지위가 부여되면 전투기의 일부 부품을 우리의 옵션으로 결정하고 우리 기술로 제작할 수 있다. 방사청은 후보기종들에 대해 수명주기비용, 군운용 적합성(ROC), 경제적ㆍ기술적 이익 등 4개 대(大)항목과 521개 세부항목으로 나눠 후보기종을 평가할 예정이다. 7~9월 현지시험평가를 거쳐 10월 중순께 기종을 선정한 뒤 12월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인접국과의 공중전력균형 유지를 위한 차기전투기 도입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사업공고 당시 우리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실제로 탑승하는 실물평가원칙을 밝혔던 방사청은 최근 F-35A에 대해 시뮬레이터 평가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한 환율상승으로 당초 사업예산(약 8조3,000억원)보다 9,000억원이 넘는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런 논란과 관련,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군수업체들이 미국 국방예산 삭감으로 해외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마당에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혈세를 쏟아부어 미국 군수업체의 이익만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정권 말에 졸속으로 추진되는 FX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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