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공평과 정의에 바탕을 두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나라"를 강조하면서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문 고문은 이날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열린 출마 선언 행사에서 "선(先)성장ㆍ후(後)분배와 같은 낡은 생각이 사회적 양극화와 성장 잠재력 저하라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장과 분배를 동행하는 관계로 인식해야 저성장, 일자리 부족, 분배 양극화, 환경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분배와 재분배를 강화해 서민ㆍ중산층의 구매력을 확대하는 '포용적 성장' ▦교육혁신으로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창조적 성장'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생태적 성장' ▦국경을 초월한 집단 협업을 활용하는 '협력적 성장'을 4대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문 고문의 출정식에는 한명숙 전 대표와 문희상 박범계 의원 등 현역의원들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정철 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박성수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 등 친노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보였다.
문 고문의 팬클럽인 '젠틀재인'과 '문풍지대' 소속 회원 등 1,000여명의 지지자들은 문 고문이 행사장에 나타나자 깃발과 피켓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문 고문이 시인 도종환 의원의 시 '담쟁이'를 언급하며 "우리 모두 담쟁이처럼 두 손 꽉 잡고 벽을 넘읍시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식 석상에 나타난 부인 김정숙씨와 아들 준용씨는 연단에 올라 문 고문에게 안개꽃 한 다발을 전달했다. 그러나 최근 "대선 출마는 아버지의 일"이라며 출마 반대 의사를 밝혔던 딸 다혜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문 고문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당한 것처럼 앙갚음을 한다든지 되갚아 준다든지 할 일은 아니다. 평가는 엄중하되 상대를 인정하며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자신의 국정경험에 대해 "실패한 경험"이라고 평가한 손학규 상임고문의 지적에 대해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 당의 입장과 맞지 않다"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한계를 보였던 부분을 실패라고 평가한다면 그런 경험이야말로 우리에게 더 큰 약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 고문은 이날 37년 전 유신반대 시위로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관람하고 방명록에 '역사를 기억하는 민족만이 미래가 있다'는 글을 적었다. 이후 그는 모교인 경희대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참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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