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광우병 쇠고기 보도 이후 7건의 민ㆍ형사 소송을 당했던 MBC 프로그램 'PD수첩'이 검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제작한 PD수첩 조능희, 송일준, 이춘근, 김보슬 PD와 김은희 작가는 "검찰이 의도적으로 기자에게 허위사실을 제보해 보도되면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자신들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관련 내용을 보도한 모 중앙일간지 기자를 상대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 "피고들은 각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 밝혔다.
PD수첩이 소송을 낸 검찰 수사팀은 수사를 지휘했던 정병두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현 법무부 법무실장), 실무를 총괄했던 전현준 형사6부장(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형사6부 소속 박길배, 김경수, 송경호 검사 등 5명이다.
PD수첩이 문제 삼은 부분은 모 중앙일간지의 2009년 6월15일자 '빈슨 소송서 인간광우병(vCJD) 언급 안돼'라는 기사의 보도과정이다. PD수첩은 소장에서 "검찰이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돼 숨졌다'는 사실이 담긴 미국 의료소송 기록 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기자에게 제보했다"며 "보도 결과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니었는데 PD수첩이 이를 조작해 방송했다'는 의심을 받는 등 언론인으로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또 "보도 이후 3년이 지났음에도 정정보도를 하지 않았다"며 해당 기자와 언론사를 상대로 지연손해금도 청구했다.
조능희 PD는 "검찰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자에게 수사 중인 내용, 그것도 허위인 사실을 알려 여론몰이를 한 후 며칠 뒤 제작진을 기소했다"며 "이미 형사재판 과정에서 아레사 빈슨 부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이번 소송에서 승리해 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록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지만 PD수첩 보도 자체는 허위로 판명되지 않았느냐"며 "검찰이 이번 소송으로 책임질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PD수첩 제작진은 2008년 4월 광우병 관련 보도 이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2009년 6월 기소됐으며,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이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PD수첩 보도를 둘러싼 민ㆍ형사 소송은 총 7건이 제기됐으며 이 중 4건은 대법원 판결로 PD수첩의 최종 승소로 결론이 났고, 나머지 3건의 소송은 항소심 진행 중 취하됐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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