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세계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인터넷 검색부터 이메일 지도 광고 동영상 운영체계(OS)까지 거의 모든 서비스로 사업영역이 확장돼 '글로벌 IT공룡'으로 부상하고 '빅 브라더'조짐마저 드러내다 보니 각국 정부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17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보감독위원회(ICO)는 지도와 결합해 길거리 영상을 보여주는 구글의 스트리트뷰 서비스가 개인 정보를 침해했는지 강도 높게 재조사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구글이 길거리를 촬영하면서, 와이파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의 이메일 내용과 인터넷 사용기록, 비밀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의혹이다. 독일과 프랑스도 같은 혐의로 구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글은 "사전에 알지 못한 단순 실수이며 수집한 개인정보를 사용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4월 실시한 조사 결과, 구글이 개인정보 수집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심지어 사업 활용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FCC는 이미 구글의 거짓말을 조사 방해 행위로 규정,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럽연합(EU)은 구글이 검색 및 관련 광고 시장에서 경쟁사를 차별해 독점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다음달 초까지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구글은 EU 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EU는 구글이 개선안을 내놓지 않으면 전 세계 매출의 10%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한국에서도 불공정거래 및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을 기본 설정하고, 다른 검색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휴대폰 업체들과 이동통신업체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구글코리아는 직원들을 재택 근무시키고 서버 컴퓨터의 전원을 내려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미 FCC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글이 스트리트뷰를 위해 국내에서 60만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밖에 아르헨티나와 인도 정부도 4월부터 구글의 검색 및 관련 광고 서비스가 경쟁사를 부당하게 배제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구글이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충돌을 빚는 건 서비스 확장정책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을 중심으로, 광고 이메일 동영상 지도 스마트폰OS 등 수많은 서비스들이 모두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예컨대 구글에서 특정 동영상을 검색하면, 자회사인 유튜브 동영상이 우선 검색되는 식이다. 구글은 이렇게 연계된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스마TV 등에서 독자적인 생태계구축을 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OS와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에서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경쟁업체를 배제하거나, 과도하게 이용자 정보를 수집해 통제하려 든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이른바 '빅 브라더'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구글은 '본사 방침'만을 강조하며, 명확한 설명이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등 각국 정부 조사에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영역확장을 정부가 못 따라가고 있다. 구글이 와이파이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수집했음에도 불구하고 FCC는 이 분야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결국 조사방해혐의로 벌금 몇 푼 부과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기고 구글은 뛰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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