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을 가를 그리스 2차 총선이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에 끝나 오늘 중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추가 긴축을 전제한 유럽연합(EU) 등의 구제금융 조건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신민당과 사회당이 과반을 확보할 경우, 재정위기 확산 및 유로존 붕괴 우려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긴축에 반대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불사 입장까지 내놨던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하면 또 한 차례 격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은 지난 5월 총선에서 그 동안 연정을 구성해 EU 구제금융 협상을 이끌었던 신민당과 사회당을 합쳐도 의석 과반에 2석 모자라는 지지를 얻은 데 따른 것이다. 그리스 헌법은 총선에서 과반 확보 당이 나오지 않으면 제1∼3당이 차례로 정부 구성을 시도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제2당으로 부상한 시리자가 구제금융 긴축 조건에 반대해 연정 참여를 거부함으로써 2차 총선에 이르게 된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은 이번에 신민ㆍ사회 양당이 과반의 지지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물론이고, 시장의 기대대로 총선 결과가 나와도 그리스 상황이 즉각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신민ㆍ사회당 연정이 구성돼도 구제금융 순항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EU가 최근 스페인에 '긴축 없는 구제금융'을 단행함으로써 긴축 완화에 대한 그리스 국민들의 기대치는 총선 전보다도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EU는 이를 감안해 여러 '당근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구제금융이 차질 없이 시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리스 안정화 여부와는 별도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심지어 독일 등의 국채금리 상승과 자금이탈 같은 불안양상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럽 위기의 파고가 독일과 프랑스 등 '중심부'로 향한다는 전망도 있다. 그리스 총선 결과가 어떻든, 유럽 위기는 당분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걸로 보인다. 우리로선 국내외 금융시장을 긴밀히 주시하면서, 대외변수의 격동에 언제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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