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이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도 이 의원의 발언을 적절치 못하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종북주사파 세력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며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면 태극기도 우리의 국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마저 던진 순국선열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불렀던 수많은 선수들을 온 국민은 자랑스러워 한다"면서 "이 의원은 이들 앞에서 애국가를 국가가 아니라고 항변한다면 온 국민이 땅을 치며 분노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2010년 제정된 국민의례규정에서 법적 근거를 부여 받은 애국가를 논란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현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며 국민이 국회의원을 걱정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면서 "애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비판 받아 마땅하다"며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의원직 사퇴로 통합진보당 쇄신 의지를 국민 앞에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통합진보당은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입장이 갈렸다. 신당권파인 심상정 의원은 "헌법을 뒷받침하는 국회의원이 국가를 부정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자격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이 딴 세상을 사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도 "애국가에 여러 관점과 판단은 가질 수 있지만 공적 기관과 국민 대다수가 국가로 부르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구당권파 측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으며 기자들의 문의에도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 의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란 말은 우리나라를 나라가 아니라고 하는 말"이라고 썼고, 다른 누리꾼은 "지극히 극단적 주장에 불과하다. 온 국민이 애국가를 부를 때 이 의원은 아리랑을 부르게 하자"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도 "이젠 민주당도 이석기 파를 버린 듯" "(이 의원 발언을 듣고) 당에 희망이 안보여 탈당하겠다"는 등 이 의원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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