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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2차 총선/ 누가 이기든 연정 구성 등 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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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2차 총선/ 누가 이기든 연정 구성 등 혼란 지속

입력
2012.06.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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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을 가늠할 그리스 재총선이 17일 전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치러졌다. 이날 선거는 지난달 6일 총선 후 정부 구성이 실패로 끝나면서 다시 치른 것으로 오전 7시부터(현지시간) 1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투표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냐 이탈이냐를 놓고 벌이는 국민투표 성격이 강했다. 이 때문에 총선 결과는 그리스의 운명을 넘어 유럽연합(EU) '통화동맹'의 미래를 좌우하고 나아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전염 강도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오후 7시 투표마감 직후 발표된 5개 여론조사 기관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 정책 이행을 강조한 신민당과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언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1위를 놓고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에 따르면 출구조사에서 신민당은 27.5~30.5%의 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리자는 27~30%를 기록했다. 과거 신민당과 연정을 구성했던 사회당은 10~12%로 3위에 머물렀다. 확실한 1위를 차지한 정당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연정 구성에 따른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출구조사 결과는 그리스인의 모순된 표심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80% 가까운 그리스인이 유로존 잔류를 바라지만 동시에 과반수가 가혹한 긴축 등 구제금융에 따른 조건의 재협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신민당은 유로존 잔류를 원하는 표심을 대표한다. 신민당 역시 구제금융 조건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방점은 구제금융 협약 이행에 찍혀 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15일 마지막 유세에서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유로존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며 "이번 선거는 유로화냐 옛 드라크마화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의석을 4배나 늘리며 2위로 약진한 시리자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주장하며 긴축 반대 정서에 호소했다. 시리자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통해 연금과 최저임금 삭감을 취소하고 은행의 국유화 등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17일 투표를 마치고 "우리가 승리한다면 그리스는 유럽의 동등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리자 역시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결국 구제금융 재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리스의 돈줄을 쥐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트로이카'는 재협상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자가 1당이 돼 구제금융 협상 파기를 선언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 이를 우려한 듯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제금융에 따른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16일 강조했다.

재총선 후에도 그리스를 둘러싼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재총선 후에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지난달과 비슷한 혼란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말 더비슈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도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그리스를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도 이런 우려 때문에 15일 그리스에 설립한 합작법인 자본을 전량 매각하고 그리스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까르푸는 지금까지 그리스에서 철수를 결정한 최대 다국적기업으로 기록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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