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게오르고스 카라구니스(35ㆍ파나시나이코스)와 체코의 페트르 이라첵(26ㆍ볼프스부르크)이 '유로 사나이'로 떠오르고 있다.
카라구니스와 이라첵은 17일(한국시간)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조별 리그 A조 최종전에서 결승골로 대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조별 리그 1무1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던 그리스는 러시아를 1-0으로 제압하면서 기사회생했다. 그리스는 1승1무1패로 러시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1승1무로 1위를 달렸던 러시아는 25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골을 터트리지 못해 반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영원한 캡틴' 카라구니스의 한방이 그리스를 살렸다. 중원의 지휘자로 공수를 조율했던 그는 전반 종료 직전에 단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오른쪽 사이드에서 드로잉한 공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흐르자 이를 잡아 페널티 지역 안까지 지체 없이 파고 들었다. 그리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카라구니스는 A매치 120번째 경기에서 의미 있는 결승골을 터트렸다. 120경기는 그리스 국가대표팀 최다 A매치 출전과 동률을 이뤄는 기록. 유로 2004의 최우수선수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가 120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카라구니스는 그리스가 8강에 진출하면서 그리스의 A매치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8강전에서 갈아치우게 된다.
페트르 이라첵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인생 역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이날 폴란드와 경기에서 후반 27분에 결승골을 넣은 이라첵은 체코의 1-0 승리를 주도했다. 또 그는 조별 리그 2차전 그리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라첵은 폴란드의 공세에 고전하던 경기 흐름을 한 순간에 바꿔버렸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밀란 바로스의 패스를 받은 이라첵은 왼발 원터치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 그물을 갈랐다.
특히 이라첵은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체코 2부 리그인 바닉 소콜로프에서 뛰던 무명 선수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이라첵은 첫 메이저대회에서 2골을 넣는 등 '체코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011년 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한 그는 A매치 11경기에서 3골을 넣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