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11시 10분 방송하는 EBS '하나뿐인 지구'는 '최초 보고 김포공항 담장 너머에 습지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도심 속 자연습지의 생태계를 소개한다. 김포공항 담장 너머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30만평의 습지가 있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환경단체, 전문가들도 몰랐던 이곳은 도심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자연습지다.
자연습지의 물 속은 생명의 보고라고 할 만큼 다양한 수생동물들이 견고한 먹이사슬을 형성하며 살아간다. 탈피 전 물속생활을 하는 잠자리유충과 수면 위를 스치며 알을 낳는 밀잠자리, 짝짓기를 하는 아시아실잠자리 한 쌍이 평화롭게 공생한다. 곤충류에서 상위포식자 역할을 하는 물땅땅이와 먹이자원이 되는 우렁이와 달팽이, 생태계의 허리인 양서류 한국산개구리와 참개구리 올챙이는 습지 생태계가 평형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건강한 습지 생태계로 인해 도시를 떠난 제비가 돌아왔고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쇠찌르레기도 이곳에 둥지를 텄다. 제작진의 지질조사 결과 이곳은 지대가 낮은데다 물을 머금는 토양이어서 생명을 품는 자연습지로 유지될 수 있었다. 20년 전엔 사람들이 땅을 매립해 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이후 농사를 짓지 않아 습지가 자연적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자연습지는 생명의 보금자리로 기능할 뿐 아니라 도시주거환경 정화작용, 탄소흡수, 재해예방 등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도심에서 자연습지는 거의 사라졌고 이 소중한 곳마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대규모 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항 측은 습지에 몰려드는 새들과 비행기의 충돌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도시 주변에서 흔치않은 자연습지를 지켜야 하는 이유와 중요성을 짚어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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