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가 스페인에서 발견됐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고고학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스페인 북부에 있는 엘 카스티요 동굴에서 발견된 손 그림 등 벽화 11점이 최소한 4만 800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동굴화보다 1만년 앞선 것이다.
연구진은 고고 유물의 연대 측정에 주로 쓰는 탄소동위원소법 대신 우라늄을 이용해 분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토륨으로 붕괴하는 우라늄의 성질을 이용, 벽화 표면의 퇴적물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의 양을 비교해 연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탄소동위원소법을 쓰지 않은 것은 “벽화가 아주 오래돼 탄소를 함유한 유기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더러 외부 유기물에 의해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그림이 그려진 시기다. 당시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같이 살던 때여서 이 벽화를 그린 주인공이 네안데르탈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약 4만~5만년 전 유럽으로 이주했고,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에서 계속 살다가 3만년 전에 멸종했다.
연구진은 “벽화와 같은 예술 활동은 인지 능력, 언어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동굴 벽화의 주인이 네안데르탈인이라면 그들을 미개인으로 여겼던 인식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사이언스>
변태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