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전세계 금융이 또 한번 출렁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주도하는 내각이 구성되거나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3차 총선이 치러질 경우 국내 증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총선 결과는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해볼 수 있다. 우선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정책을 옹호하는 신민당이 30%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 연립정부 구성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그리스 불안이 일차적으로 해소되면서 단기적인 상승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재 현대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는 그리스 국민이 80%가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총선으로 이어진다면 신민당이 연정 구성에 용이한 득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시리자가 집권하는 경우다. 시리자는 구제금융에 대한 합의를 부정하면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전문가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중단 → 디폴트 → 유로존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윤소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리자가 제 1당이 되면 그리스 디폴트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 우려된다”라며“이 경우 코스피지수는 1,7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게다가 시리자가 이끄는 좌파 중심의 내각이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가 유럽연합(EU)과의 타협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고, 독일에서도 일방적인 긴축 고수 입장에서 벗어나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1차 총선 때처럼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는 상황도 예상해볼 수 있다. 2차 총선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해 다시 과도정부가 구성돼 3차 총선을 치러야 할 경우도 국내외 증시는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유로존 재정위기 혼란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누구도 정권을 잡지 못했을 때가 최악”이라며“신민당이든 시리자든 어느 한쪽이 집권을 하게 되면 유로존과 합의해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이 경우 코스피가 1,650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월에 있었던 그리스 1차 총선에서 긴축안을 수용하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은 각각 108석과 41석을 얻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300석 가운데 과반 이상을 차지해야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지만 두 정당을 합쳐도 150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리스 총선 결과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 17일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그리스 총선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윤곽이 드러난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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