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10년 만의 가뭄으로 밭작물 생육이 나빠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 1kg(특품 기준) 도매 평균 가격은 1,164원으로 작년 6월(741원)에 비해 57%나 올랐다. 대형마트 소매가격도 양파 8개(약 1.7kg)에 3,980원으로 작년 6월(2,480원) 대비 60% 가량 치솟았다. 양파 가격이 급등한 것은 출하시기인 5∼6월에 가뭄이 지속돼 작황이 나빠진 탓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수확이 끝난 조생종과 수확 종료 단계인 중생종은 가뭄의 영향이 비교적 적었지만, 이제 본격 출하기를 맞은 만생종은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양파의 총 생산량은 평년(133만2,000톤)보다 줄어든 120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감자 가격도 오름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노지 햇감자는 100g당 328원으로 작년 이맘때(228원)에 비해 44%나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지 감자 생육초기인 4월에 한파가 있었고 5월부터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10% 감소했다"며 "생육 부진에 따른 출하 지연으로 수급 불균형이 초래돼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고추와 고구마 등 다른 밭작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밭작물 경작지는 전체 파종 면적의 0.6% 수준인 2억9,000만㎡다. 하지만 농식품부 측은 "아직까지 고추와 고구마는 가뭄 피해가 거의 없다"며 "예보된 대로 이달 말 비가 내리면 정상적인 수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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