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브랜치(KB국민은행), 스마트 브랜치(SC은행, 씨티은행 등), 다이렉트 뱅킹(KDB산업은행)…’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이색 점포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저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은행 창구를 자주 찾지 않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탄생했다는 점에선 성격이 비슷하다. 또 이들 점포가 무인(無人) 시스템을 지향한다거나 정규직 직원보다는 계약직 직원을 선호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씨티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먼저 선보인 스마트브랜치는 고객이 직접 신청서를 작성해 혼자서 계좌개설과 카드발급 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점포를 말한다. 씨티는 전국 221개 지점 중 25개 지점에 스마트브랜치 기능을 갖추고 있다. SC은행은 서초점에서 운영 중인데 이곳 직원은 2명 내외에 불과하다.
산업은행의 효자상품인 다이렉트 뱅킹은 무점포로 탄생한 온라인 예금 상품이다. 계좌 개설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산은 계약직 직원이 고객을 찾아가 본인 확인을 해주는 식이다. 점포개설 비용을 아껴 대신 고객에게 경쟁 은행보다 높은 금리(수시입출식 연3.5%, 1년 정기예금 최대 연4.5%)를 주겠다는 발상이다.
이 밖에도 국민은행은 최근 일주일 만에 설치가 가능한 소형 점포(팝업 브랜치)를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 열었는데, 택지개발지구나 재해 지역 등에 한시적으로 세웠다가 용무가 끝나면 금방 폐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직원이 상주하는 게 아니라 필요 시 잠깐 투입되는 게릴라 형이라 행원을 새로 뽑을 필요가 없다.
고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은행원들은 이런 이색 점포나 서비스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머지 않아 이런 첨단 점포가 은행 구조조정의 수단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점당 평균 직원 수는 2004년 말 19.4명에서 지난해 17.3명으로 줄었다. 인력이 줄면서 업무부담은 늘고 있는데, 은행들은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 보다는 무인점포를 지향하는 스마트브랜치 도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8월 스마트브랜치 개장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도 “무인지점이 정착되면 창구 업무의 80~90%를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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