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조선족 우웬춘(42)씨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우씨의 범행수법에 대해 재판부까지 "사체 인육을 어딘가에 제공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지만 우씨의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아 엽기적인 사체 훼손 이유는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는 15일 살인 및 사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우씨에게 살인죄의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또 신상정보 10년간 공개 및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착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사후인격권까지 짓밟은 행위는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반문명적, 반인륜적 범죄"라며 "범행 동기와 수단이 잔인한 데다 동일범죄가 우려돼 사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처음부터 살해 의도가 있었고, 사용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체를 356조각으로 잘라 낸 것은 인육 공급을 위해서인 것 같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이날 제시한 근거는 ▦절단기와 톱 등 다른 도구가 있었는데도 부엌칼만으로 6시간에 걸쳐 정교하게 살점을 발라냈고 ▦분리된 살점 크기가 고르고 절단면이 일정한데다 ▦장기에는 별다른 손상이 없고 ▦사체 훼손 중 태연하게 음란물을 봤고 ▦사건 전 2개월 간의 휴대폰 통화내역이 삭제된 점 등이다. 재판부의 판단대로 인육 제공이 목적이었다면 도대체 우씨가 '누구에게' 또는 '어디에' 갖다 줄 계획이었느냐는 또 다른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대 중국의 풍습을 들어 '식인' 목적이었을 것이란 추정도 내놓고 있다.
재판부는 이전 공판에서도 "사체유기가 목적이었으면 일부만 절단해 여행가방에 넣을 수도 있었는데 왜 그랬느냐"고 추궁했지만 우씨는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로만 일관했다.
사실 우씨 사건 직후 인터넷에서는 "인육 판매와 장기적출이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피해자 유족도 방송에 출연해 "우씨는 인육조달책"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과 경찰은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검찰이 우씨가 살던 집 외벽 쓰레기 배출구에서 찾아내 분석을 의뢰한 뼛조각들도 닭과 돼지 뼈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새로운 증거가 없어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고 밝혔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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