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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명부유출 파문 강도높은 감찰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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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명부유출 파문 강도높은 감찰 착수

입력
2012.06.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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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5일 220만명에 이르는 당원명부가 당직자에 의해 유출된 사건과 관련, 진상조사와 내부감찰에 착수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상조사대책팀을 구성해 전반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사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4ㆍ11 총선을 앞두고 당시 청년국장 이모씨가 220만명의 당원명부를 자신의 친구가 운영하는 문자발송업체 M사에 넘긴 것으로 보고 추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정치적 목적에 의한 유출 가능성은 적다는 게 1차 판단인 셈이다. 당 관계자는"M사가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들로부터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고 당원들에게 선거홍보 문자를 발송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씨가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하는 등 사실상 동업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 경선 등을 앞둔 상황에서 당원명부는 예비후보들에게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선거철만 되면 당직자들이 "지역 당원명부를 줄 수 없느냐"는 민원에 시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그 규모로 미뤄봤을 때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전(全)당원 정보가 망라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246개 당협별로 작성된 당원명부를 취합해 중앙당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시도당을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하지만 당원들의 연락처 등 신변의 변화는 잦은데 업데이트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명부에 허수가 많다. 한 관계자는 "명부를 정리하다 보면 사망자들이 버젓이 게재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경선이나 당 대표 선거에서 선거인단을 정할 때 당원명부에서 고른다. 때문에 당원명부 중 일부가 각 후보 진영을 통해 여론조사업체 등 외부로 흘러가는 일이 적지 않았다. 서 총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원협의회도 당원명부를 거의 갖고 있어서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당원들에게 접근되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원자료가 통째로 외부로 유출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특정 대선주자가 이 명부를 확보할 경우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 시비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날 지도부와의 조찬에서 비박 진영 대선주자측도 "명부를 입수하고 있는 후보와 입수하지 못한 후보는 출발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정진우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이 국민의 귀중한 사적 정보까지 팔아먹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사후약방문식의 사과로 때우지 말고 차제에 수권능력이 없음을 고백하라"고 비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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