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업계의 아킬레스건인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전격 공개해 스타 NGO로 떠올랐던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ㆍ회장 이성구)이 내분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소연 조연행 부회장 주도로 이뤄진 변액보험 수익률 공개 및 재정 운용 등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 조남희 사무총장 등은 지난 8일 금소연과 독립법인인 보험소비자연맹(보소연), 발행잡지 '소비라이프 큐'의 비용처리 문제 등을 주제로 이사회를 열려고 했으나, 조 부회장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조 사무총장은 "조 부회장의 방만한 재정 운용과 엉터리 회계처리 등을 개선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조 부회장이 측근 이사들을 앞세워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 부회장이 각종 사업비와 용역비 등을 보소연 명의 계좌로 받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딴 주머니를 차고 마치 자기 돈 쓰듯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사무총장은 17일 이사회 개최를 다시 한번 시도한 뒤 무산되면 형사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 부회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금소연에 들어온 조 사무총장이 업무 장악이 안 되니 불만을 제기하고 음해하는 것"이라며 "변액연금 수익률 공개로 타격을 입은 생명보험 업계가 배후에서 사주하는 정황이 있다"고 맞섰다.
시민단체의 내분을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금융계 인사는 "변액연금 수익률 공개와 관련 자료의 신빙성을 놓고 보험 출신인 조 부회장과 은행 출신인 조 사무총장이 크게 대립했었다"며 "활동 방향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돈 문제까지 얽히다 보니 금소연 활동의 순수성까지 의심 받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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