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그룹의 대표적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최근 앞다퉈 탈(脫) 노무현 행보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은 계승하되 노무현 정부의 한계를 극복하는 내용의 '비욘드(beyond) 노무현'을 주장하고 있지만 친노에 갇혀서는 표의 확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캠프에 친노와 비노의 구별이 없다는 믿음을 줄 정도로 다양한 인사들을 배치하고 정책과 비전도 노 전 대통령을 뛰어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실제 손학규계로 알려진 김부겸 전 최고위원에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에게도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고문은 이날 "김 지사가 대선에 나선다면 저에게 가장 벅찬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앞서 여러 차례 '탈 노무현'을 강조해 왔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는 "탈 노무현은 이미 돼 있다"며 "참여정부 5년에 성취와 실패가 있었고 실패에 대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다"며 참여정부와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탈 노무현 의지는 더 강한 편이다. 김 지사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지만 "처음부터 노 대통령과 함께 한 참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의 궤적을 살아왔다"면서 '친노 육두품'을 자처해 왔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한다는 면에서는 문 고문이나 저나 친노이지만 친노를 좁혀 '패밀리' 개념으로 보면 저는 패밀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허대만 전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등 영남 지역 인사 10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이들은 "김 지사는 지난 10년 민주정부의 과(過)에 대해 뼈저리게 성찰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인 고향으로 돌아가 작은 희망의 성을 쌓아 올리는데 성공한 사람"이라며 김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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