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orld View/ 테러전서 맹위 '드론'…민간 피해 논란 불구 美 "안보 효자" 살생부 제작설까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orld View/ 테러전서 맹위 '드론'…민간 피해 논란 불구 美 "안보 효자" 살생부 제작설까지

입력
2012.06.15 12:02
0 0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2인자 아부 야히야 알리비가 4일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다. 알카에다의 간판스타로 불린 알리비가 사망함으로써 최고지도부 중 생존자는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1인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히리만 남았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알리비 사망은 지난해 5월 빈 라덴 사살 작전 이후 최대 성과"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군이 파키스탄과 예멘, 소말리아 등지에서 벌이는 테러리스트 소탕작전의 주인공은 단연 드론이다. 길이 8.22m, 너비 14.8m, 최고속도 시속 222㎞(RQ-1 프레데터 기준)로 험준한 산악지대에 꼭꼭 숨은 테러단체 지도자들을 귀신같이 찾아내 공격하는 드론은 올해 들어서만 테러단체 지도자급을 10명 이상 사살하며 미국 안보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근 알리비 사망으로 드론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재점화했다. 미군이 알리비를 노려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에 대규모 무인기 공습을 퍼부은 날, 알리비 외에도 민간인 15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다음날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를 외교부로 소환해 공식 항의했다.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성명에서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미국 무인기에 의한 공격은 국제법에 위배될뿐 아니라 파키스탄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6일 "(드론 공격은) 우리를 지키기 위한 주권과도 관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제사회는 파키스탄의 손을 들었다. 나비 팔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드론 공격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도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하는 것은 인권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강한 어조로서 비난하자 미국은 일단 수세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나토군이 6일 아프가니스탄 로가르주 민가에 드론 공습을 해 민간인 18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민간인 사망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이 '안보 효자'인 드론을 호락호락 포기할 리가 없다. 알리비 사살에서도 효과가 검증됐듯 미군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테러 지도자들을 사살하는 데 드론만한 무기는 없다. 비용 대비 효과도 높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1,200억달러인데 비해 드론 유지 비용은 50억~100억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은 앞으로 10년 간 400억달러를 추가로 들여 중대형 드론 700여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게다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드론 전략회의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직접 참여해 '살생부' 제작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이 드론으로 테러 용의자 중 누구를 제거할 것인지 결정하는 '킬 리스트'제작 과정에 참여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매주 화요일 '테러 화요일'이라는 이름의 비밀회의가 열린다. 여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20여명의 안보 관계자들이 중앙정보국(CIA)이 1차로 걸러 올린 테러 용의자들을 놓고 제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회의에서 대통령의 핵심 조언자인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보좌관은 "우리도 사람이 죽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리스트는 미국인에 대한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