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광우병 쇠고기 발언 왜곡 보도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MBC와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2008년 5월 PD수첩이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와 관련해 제기된 총 7건의 민ㆍ형사 소송은 PD수첩의 일방적 승리로 일단락됐다.
재판부는 "광우병에 감염된 소의 경우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하고 나머지를 먹어도 인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게 학계 정설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반대되는 학계 견해가 있는 이상 피고의 보도는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돼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심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에 하나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안전하다. 원인 물질이 특정위험물질에만 있기 때문이다"고 한 발언을 PD수첩이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 방송했다며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PD수첩은 이에 따라 "심 의원은 위험물질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은 안전하다고 발언한 것"이라며 정정보도를 했지만, 수의학 교수 등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심 의원의 발언을 다시 반박하는 후속 보도를 냈다. 심 의원은 이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5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고, 1ㆍ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2,400여명의 국민소송인단이 제작진을 상대로 제기한 24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원고 패소로 확정 판결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공공성을 근거로 한 보도이기 때문에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제작진의 손을 들어줬다. MBC와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제기된 총 7건의 민ㆍ형사 소송 중 4건은 대법원을 통해 PD수첩의 최종 승소로 결론이 났고, 나머지 3건은 항소심 진행 중 취하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