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정호(25)가 프로야구 30년 역사에 5번 밖에 나오지 않은'트리플 스리' 클럽에 도전한다.
강정호는 14일 현재 타율 3할5푼1리에 18홈런, 13도루를 기록 중이다. 산술적으로 133경기에서 44홈런, 32도루까지 가능하다. 연일 매서운 방망이를 돌리고 있어 앞으로 체력 관리와 부상 방지에만 힘쓴다면 3할 이상의 타율도 무난해 보인다.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30(홈런)-30(도루) 클럽은 지금까지 7번 나왔다. SK 박재홍이 1996, 1998, 2000년 등 세 차례 달성했고 최근 은퇴한 이종범은 해태 시절인 1997년 30-30 클럽과 함께 팀 우승을 이끌었다. 1999년엔 이병규(LG) 제이 데이비스(한화) 홍현우(해태) 등 세 명이 동시에 30-30 클럽에 가입했다.
이 가운데 정교함까지 갖춘 기록인 3할-30홈런-30도루(트리플 스리)는 5번 나왔다. 이종범 이병규 데이비스 홍현우 그리고 2000년 박재홍이다. 강정호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30 클럽과 트리플 스리, 2관왕이 가능하다. 이는 12년 만에 나오는 대기록이다.
전문가들은 강정호의 대기록을 낙관하고 있다. 타선에는 이택근, 박병호 등 좋은 타자들이 버티고 있고 본인의 능력도 워낙 뛰어나다. "선수들은 야구에 눈을 뜨고 기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 온다." 강정호는 올해가 딱 그렇다.
강정호는 이종범의 대를 이을 대형 유격수다.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전형적인 5툴(Five-Tool) 플레이어로서 타격 정확도와 파워, 수비, 송구, 주루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들 다섯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타고난 신체조건과 머리가 좋아야 한다. 근력(파워) 선구안(정확도) 빠른 발(주루) 어깨(수비, 송구) 등은 신이 주신 선물이다.
염경엽 넥센 3루 주루코치는 "강정호는 노림수가 뛰어나다. 전형적인 거포가 아니지만 머리가 좋아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며 "야구 센스도 뛰어나 도루도 쉽게 성공하고 있다. 투수의 타이밍을 뺏어 스타트를 빠르게 끊고 있다"고 말했다.
박흥식 넥센 타격코치는 "한 여름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역대 트리블 스리 클럽 가운데 이종범 이병규 데이비스 등은 나란히 30홈런을 터뜨리며 아슬아슬한 기록을 세웠다. 상대적으로 타율과 도루는 여유가 있었지만 무더위 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장타력이 많이 떨어졌다.
박 코치는 "예상보다 좋은 페이스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놀랍다"며 "그러나 7, 8월 무더위 때 분명 고비가 있을 것이다. 떨어진 페이스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30홈런 이상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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