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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기동물 입양의 날…14마리 가족의 품으로/ "반려동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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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기동물 입양의 날…14마리 가족의 품으로/ "반려동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 필요"

입력
2012.06.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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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영국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에 갔을 때 눈이 멀고 이도 다 빠진 개를 봤어요. 한국에서라면 안락사 시켰을 상태였죠. 하지만 '이런 개를 왜 보호하고 있냐'는 질문에 보호소 측은 '이렇게 조용하고 의젓한 개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답하더군요.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해 생각하는 그 사회의 분위기가 부러웠어요."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동물 복지 교육·훈련 컨설팅회사 헬로지구별의 김세진 대표가 유기동물 입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동물을 잠깐 예뻐하겠다는 생각보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개나 고양이를 입양해 놓고도 이들이 늙고 병들면 다시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입양의 의미는 버려진 동물을 내 힘으로 살리는 뿌듯함에 있다"고 말했다. 한 시간여 동안의 강의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양서약서에 사인했다.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다.

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개최한 동물보호 캠페인 '미안해, 고마워!'의 첫 행사인 '제1회 유기동물 입양의 날'의 일환이었다. '미안해, 고마워!'는 한 해 10만 마리 이상 발생하는 유기동물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캠페인. 오전에는 서울 청계천에서 선포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입양 희망자들이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기 위해 유기동물 보호소인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를 방문했다. 이날 14마리의 유기동물이 여섯 가족의 일원이 됐다.

사회의 무관심에 방치됐던 동물들을 품에 안은 입양 희망자들은 "좋은 반려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들이었다. 개 두 마리를 입양한 박영희(64·경기 광명시)씨는 "자녀들이 다 출가하고 노부부만 살아 적적했는데 이제 집에 활기가 넘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서울에 사는 박혜인(26)씨는 "사람에게 상처 받은 동물은 그만큼 정에 굶주려 있어 더 마음이 간다"며 최근 북한산에서 구조된 개 두 마리를 입양했다.

'미안해, 고마워!' 캠페인은 두 번의 입양 행사 등이 더 열리며 9월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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