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14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기치로 야권 대선주자 '빅3'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손 고문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 "세종대왕은 백성의 삶을 챙기는 데서 국정을 시작하고 만백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서 국정을 마무리한 성군이었다"며 "세종대왕 정신을 이어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제 혈관 속에는 민주ㆍ민생ㆍ통합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서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통령,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산층을 넓히는 중통령, 국민대통합과 남북대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손 고문은 또 '진보적 성장론'도 제시했다. 그는 "진보적 성장은 사회 전체의 창의와 혁신에 기초하되 성장 과실이 다양한 경제주체로 고르게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사회통합과 남북통합, 정치통합 등 '3통의 대한민국'을 강조한 뒤 ▦2020년까지 70% 이상의 고용률 달성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종업원지주제 도입 ▦조세정의 구현 ▦청춘연금제 도입 등 복지 확대 ▦학교혁신 시스템 도입 ▦정부 책임형 사립대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출정식에는 이낙연ㆍ신학용ㆍ조정식ㆍ양승조ㆍ김동철ㆍ이찬열ㆍ이춘석ㆍ한정애 의원 등과 김영춘ㆍ홍재형ㆍ송민순ㆍ이성남 전 의원 등 손학규계 전ㆍ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한명숙 전 대표와 문희상ㆍ이미경ㆍ원혜영ㆍ유인태ㆍ신장용 의원, 천정배ㆍ이기우 전 의원 등도 나와 손 고문의 결심을 축하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 고문과 인연을 맺은 각계각층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손 고문은 출마 선언문을 읽는 도중 일부 참석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손 고문이 연설하는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일부 지지자들은 "손학규"를 연호했다.
손 고문은 연설을 마친 뒤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지구를 담는 그릇'이라는 설치미술 작품에 국민이 염원하는 메시지를 부착한 화분을 걸었다. 또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경기 화성의 한 농촌 마을을 찾아 가뭄 피해 현장을 둘러봤다. 출정식에 앞서 손 고문은 혼자서 경기 남양주의 마석 모란공원을 찾았다. 서울대 65학번 동기이자 학생운동 시절 '3총사'로 불릴 정도로 각별했던 김근태 상임고문과 조영래 변호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한 측근은 "민주주의와 진보개혁을 향한 고인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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