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 출신 전직 장ㆍ차관급 인사와 전 국회의원 16명이 14일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 11일 원혜영 의원 등 민주통합당 현역 의원 11명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 이은 두 번째 지시 선언이다. 김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김두관 바람'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경남 지역 일부의 김 지사 출마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거론되는 일부 후보군 만으로는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 민주당의 잠재적 후보군 모두 당내 경선에 나서서 국민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언론과 진보적 지식인 사회에서 주목 받는 김 지사가 경선에 뛰어들면 2002년 '노풍'에 버금가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지사직을 수행해줄 것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히 김 지사가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민 정치를 실현할 스토리가 풍부한 김 지사의 경선 참여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고 김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성명에는 이근식ㆍ김기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정해주 전 산자부 장관, 신명 윤원호 이규정 이철 임채홍 장영달 최봉구 허운나 전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 지사 측 지지 그룹이 속속 드러나면서 친노(親盧)그룹을 양분하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 측 인맥과의 차이점도 이목을 끌고 있다. 김태랑 전 총장은 이날 "문 고문도 훌륭하지만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주택 구입 문제 등 현정부가 다시 문제삼고 있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가 참여정부의 공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주장한 셈이다.
실제로 문 고문 쪽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직계그룹이 모여 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부산파'와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등 '순장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 총선을 통해 한명숙 전 대표뿐 아니라 전해철 전 민정수석, 박남춘 전 인사수석, 박범계 전 민정비서관 등이 대거 원내에 진입해 당내에서 최대 원내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이 확고한 정통성을 지닌 '친노 직계'라면 김 지사 쪽에는 이강철 전 수석이나 김병준 전 정책실장 등 외에도 '친노 방계' 인사들까지 두루 포진해 있다. 김 지사 지지를 선언한 전ㆍ현직 의원 중에는 과거 정동영계(민병두 강창일) 천정배계(문병호 최재천) 동교동계(배기운 김태랑) 재야파(이부영 장영달) 등이 망라돼 있다. 인맥의 확장성은 좋지만 결속력은 문 고문 쪽보다 약한 편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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