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초로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도입되고, 거리에 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차 없는 거리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연세로(신촌 로터리~연대 정문) 500m 구간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해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또 내달 세종로와 종로, 강남대로 중 한 곳을 시범지구로 지정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통문화 또는 젊음의 거리 등 문화공간으로 육성키로 했다.
서울시가 이같이 적극적으로 도로정비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걷는 도시 서울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시민들의 보행권 확보를 주창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시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박 시장은 시장선거 당시 대중교통 전용지구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란 주요 대중교통수단이 집결하고 보행량이 많은 곳에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의 진입을 금지해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과 보행자만 다닐 수 있게 하는 구간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대구의 중앙로가 유일하게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시는 올 3월부터 용역을 맡겨 대상지를 물색해왔고, 최근 신촌 로터리에서 연세대 정문까지 500m에 이르는 연세로 구간을 전용지구로 지정했다. 현재 연세로는 17.5m의 2차로 주변에 4m의 보도가 설치돼 있는데, 차량과 버스 통행량이 과다할 뿐 아니라 시간당 1,923명에 달하는 높은 보행밀도로 이곳의 보행환경은 서울시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열악하다. 그러나 앞으로 이곳에는 버스 17개 노선만이 통과할 수 있고 보행자의 천국으로 바뀌게 된다. 시 관계자는 "대구 중앙로에 전용지구가 자리잡기까지 8년여가 걸렸다"며 "도로 인근 상가와 주민들의 의견수렴뿐만 아니라 우회 교통체계 등 종합적인 개선 계획을 세워 전용지구가 자리잡고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또 내달 세종로와 종로, 강남대로 중 한 곳을 선정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통문화의 거리 또는 젊음의 거리로 특화된 문화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야외 무대 및 쉼터 등을 설치하고 열린 예술극장, 거리 아티스트 운영 등 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글로벌 갤러리, 공공전시 미술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도 확대된다. 시는 종로구 인사동 등 기존의 차 없는 거리는 더욱 활성화하고 청담ㆍ광화문 지구 등 10곳을 새로 지정해 시내에 차 없는 거리를 확대키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해당 자치구들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협의 중이다.
한편 시민들의 보행권 확보 등을 반영한 서울시 도시교통정책의 획기적인 개선방안은 박 시장의 남미 순방 이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15일부터 27일까지 남미 순방길에 오르는 박 시장은 브라질 쿠리치바에 들러 대표적인 보행자 거리인 '꽃의 거리'를 둘러 보고 쿠리치바의 대중교통시스템 등을 참고해 늦어도 올 가을까지 관련 종합 계획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이 순방 일정 중 22일부터 시 대표단에 합류하는 것도 쿠리치바의 대중교통 시스템과 교통복지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리치바 내 '꽃의 거리'는 지하도와 육교가 전혀 없고,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지배하는 거리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나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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