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오른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14일 첫 목적지인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24년 만에 유럽을 찾은 수치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투자를 호소했다.
이날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 도착한 수치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연설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과정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선진국 투자자들이 동남아 국가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관련, "민주화를 위한 투자와 지원만이 착취적인 개발의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친(親)민주적 투자가 "사회, 정치, 경제 분야에서 조화로운 개혁을 가능케 해 미얀마를 다시 한 번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도상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치는 특히 미얀마의 심각한 실업문제를 거론하며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이 미얀마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환영하며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치는 최근 미얀마 서부에서 불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분쟁으로 30여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모든 사람은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법치가 없다면 지역 내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수치는 "이렇게 따뜻한 환대를 받을 것이라곤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수치는 14일 수도 베른으로 이동해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15일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 16일 노벨평화상을 받을 예정이다. 이어 18일엔 아일랜드에서 국제앰네스티인권상을 수상하고 20일 영국으로 이동해 옥스퍼드대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26~29일엔 마지막 행선지인 프랑스를 방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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